코인 선물, 쉽게 읽기
현물만 하다 보면 “선물은 위험한 것”이라는 인상만 남기 쉽습니다. 구조를 뜯어보면 방향을 양쪽으로 열어두고 자본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도구에 가깝습니다. 대신 레버리지와 청산이라는 장치가 함께 붙습니다. 그 구조를 일곱 조각으로 나눠 살펴봅니다.
선물이란?
현물 거래는 지금 코인을 사서 지갑에 담아두는 방식입니다. 선물(Futures)은 코인을 직접 주고받지 않고, 앞으로 가격이 오를지 내릴지에 대한 계약을 사고파는 방식입니다. 그중 무기한 선물(Perpetual)은 만기가 없어서 원할 때까지 포지션을 들고 갈 수 있고, 실제 거래량 대부분이 여기서 나옵니다.
가장 큰 장점은 방향을 양쪽으로 열어둔다는 점입니다. 현물은 가격이 올라야만 수익이 나지만, 선물은 하락에 베팅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됩니다. 시장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든 대응할 카드가 생깁니다.
선물 가격은 현물 가격과 조금씩 벌어졌다 붙었다 하는데, 그 차이를 베이시스라고 합니다. 만기가 없는 무기한 선물이 현물 가격에서 너무 멀어지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장치가 뒤에 나오는 펀딩비입니다.
레버리지란?
레버리지는 내 자금보다 큰 규모의 포지션을 잡게 해주는 장치입니다. 증거금(Margin)으로 100만 원을 넣고 10배 레버리지를 쓰면 1,000만 원어치 포지션을 운용하는 식입니다. 이 1,000만 원을 명목가치, 100만 원을 증거금이라고 부릅니다.
적은 자본으로도 의미 있는 포지션을 만들 수 있어 자금 효율이 높습니다. 남는 자금은 현물이나 다른 기회에 쓸 수 있고, 확신이 큰 자리에서는 배율을 높여 기대수익을 키울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계좌 전체 대비 실제로 얼마나 큰 포지션을 잡았는지(유효 레버리지)입니다. 전 재산의 일부만 증거금으로 넣고 20배를 걸면, 화면의 배율은 20배여도 계좌 기준 위험은 훨씬 낮습니다. 배율 숫자보다 “틀렸을 때 계좌가 몇 % 줄어드는가”로 크기를 가늠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롱에 관하여
롱(Long)은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포지션입니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는, 현물에서 하던 것과 같은 발상입니다. 진입가보다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수익이 쌓입니다.
상승장에서 롱은 직관적이면서 강력합니다. 레버리지를 더하면 같은 상승폭에서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무기한 선물이라 목표가에 닿을 때까지 시간 제약 없이 기다릴 수 있습니다. 코인포랩 시세판에서 빨간색으로 표시되는 방향이 바로 이 상승, 롱의 자리입니다.
진입은 한 번에 몰아넣기보다 나눠서 들어가는 편이 낫습니다. 그리고 레버리지는 “얼마를 걸까”가 아니라 “어디서 청산되나”를 기준으로 정합니다. 손절 자리를 먼저 정하고, 그 자리가 청산가보다 확실히 앞에 오도록 배율을 낮추는 순서입니다.
숏에 관하여
숏(Short)은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포지션입니다. 지금 빌려서 판 뒤 더 싸졌을 때 되사서 갚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진입가보다 가격이 내리면 수익이 납니다.
숏이 있으면 하락장도 기회가 됩니다. 이미 현물을 들고 있다면 숏으로 일부를 덮어 하락의 충격을 줄이는 헤지(hedge)로도 씁니다. 내려가는 구간까지 활용 범위에 들어온다는 뜻입니다. 시세판에서 파란색으로 표시되는 방향이 숏입니다.
다만 숏은 이론상 손실에 상한이 없습니다. 가격은 0까지만 내려가지만 위로는 제한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쪽으로 숏이 많이 쏠린 상태에서 가격이 튀어 오르면 숏 청산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며 더 급등하는데(숏 스퀴즈), 손절 없이 버티다 크게 당하는 대표적인 자리입니다.
▲ 롱
▼ 숏
익절·손절·대응
포지션은 여는 것만큼 닫는 것도 전략입니다. 목표한 가격에 도달해 수익을 확정하는 것을 익절, 예상과 다르게 흘러갈 때 손실을 미리 정해둔 선에서 끊는 것을 손절이라고 합니다. 두 기준을 진입 전에 정해두면, 시장을 계속 지켜보지 않아도 계획대로 처리됩니다.
반익절은 목표가에 닿았을 때 포지션의 일부만 정리하고 나머지는 남겨두는 방식입니다. 번 수익의 절반은 손에 쥐고, 추세가 더 이어질 경우의 몫도 남깁니다. 남긴 물량의 손절선을 진입가 근처로 올려두면 최악의 경우에도 손실 없이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진입할 때는 손익비를 먼저 봅니다. 손절까지의 거리가 1이면 목표까지의 거리는 2~3은 되어야, 승률이 절반이 안 돼도 전체적으로 남습니다. 승률을 높이려 애쓰기보다 손익비가 맞는 자리만 고르는 편이 오래갑니다.
무기한 선물은 만기가 없어, 상황에 따라 포지션을 키우거나 줄이고 손절선을 옮기는 실시간 대응이 자유롭습니다. 코인포랩 홈의 실시간 시세와 체결 흐름은 이런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한 화면에 모은 것입니다. 다만 대응은 처음 세운 계획을 지키는 범위 안에서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감정적으로 손절을 미루기 시작하면 기준 자체가 무너집니다.
청산에 관하여
레버리지를 쓰면 손실도 그만큼 빨리 커집니다. 증거금 대비 손실이 일정 선(유지증거금)을 넘으면 거래소가 남은 손실을 막기 위해 포지션을 강제로 정리하는데, 이것을 청산이라고 합니다. 청산되면 그 포지션에 넣은 증거금은 대부분 사라지고, 청산 수수료까지 더 빠집니다.
배율이 높을수록 청산가가 진입가에 가깝습니다. 3배면 가격이 30% 가까이 반대로 가야 하지만, 20배면 5% 안팎만 밀려도 청산가에 닿습니다. 그래서 배율을 정하는 일은 곧 청산가를 어디에 둘지 정하는 일과 같습니다. 청산가는 거래소가 계산해 화면에 표시해주니, 진입 전에 그 숫자부터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청산 위험은 마진 방식으로 조절합니다. 격리 마진은 그 포지션에 할당한 증거금까지만 잃고 나머지 잔고는 지킵니다. 교차 마진은 계좌 전체를 증거금으로 써서 더 잘 버티지만, 밀리기 시작하면 잔고 전부가 위험합니다. 처음에는 격리 마진에 낮은 배율로 시작하고, 손절선을 항상 청산가보다 앞에 두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러면 청산은 손절이 실패했을 때의 마지막 안전장치로만 남습니다.
수익성에 관하여
선물의 수익 구조가 매력적인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방향이 양쪽으로 열려 있어 기회의 총량이 현물의 두 배에 가깝습니다. 둘째, 레버리지로 자본 효율이 높아 같은 시드로 더 큰 포지션을 굴릴 수 있습니다. 셋째, 무기한 선물은 만기가 없어 좋은 자리를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습니다.
여기에 펀딩비(Funding)라는 요소도 있습니다. 무기한 선물 가격을 현물에 붙여 두기 위해 보통 8시간마다 롱과 숏 사이에 오가는 수수료로, 시장이 한쪽으로 쏠리면 반대 포지션은 앉아서 펀딩비를 받기도 합니다. 잘 잡은 진입은 가격 차익과 펀딩 수익을 함께 노릴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장점들은 방향과 배율을 스스로 정확히 판단했을 때 성립합니다. 그리고 방향을 맞혀도 수수료·펀딩비·슬리피지가 쌓이면 결과가 마이너스가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개인 선물 트레이더의 상당수가 장기적으로는 잃습니다. 계획한 시나리오, 감당할 수 있는 손실 범위, 빠져나올 기준을 먼저 정해두는 것이 수익성의 출발점입니다.